부동산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습관적으로 '건물'을 떠올립니다. 층수와 연면적, 전용률과 임대료, 그리고 준공 도면. 그런데 지금 글로벌 기관 자본이 가장 빠르게 몰려드는 부동산 자산군 하나는 지붕이 없습니다. 아스팔트나 콘크리트로 포장되고, 울타리가 둘러져 있으며, 조명과 보안 카메라가 붙어 있을 뿐인 — 트럭과 컨테이너와 건설장비가 서 있는 야드(yard)입니다. 미국 시장은 이것을 산업용 옥외저장(Industrial Outdoor Storage, IOS)이라 부르며, 2026년 현재 약 2,180억 달러 규모의 제도권 자산군으로 계산합니다(L2). 27년간 현장을 지켜본 눈으로 말씀드리면, 이 흐름은 한국의 야적장·차고지·나대지를 다시 읽게 만드는 신호입니다. 오늘은 그 구조를 K-IOS Index 5단계로 계량해 보겠습니다.
지붕 없는 부동산 — 산업용 옥외저장(IOS)의 기관화 구조와 한국형 K-IOS Index 5단계 (자료: Matthews·Newmark·CBRE·국토교통부 보도 종합, 2026, L1~L2)
왜 '건물 없는 땅'이 자산군이 되었나
IOS의 정의는 단순합니다. 부지 대비 건축 면적의 비중이 매우 낮은 — 통상 건폐율 10~20% 수준의 — 산업용 토지로, 임차인이 실제로 빌리는 것은 건물이 아니라 포장된 땅과 그 위의 운영 권리입니다. 트럭 터미널, 컨테이너 장치장, 건설장비 야적장, 자재 적치장, 차량 주기장이 모두 여기에 속합니다. 본질적으로 이 자산은 '창고의 열등재'가 아니라, 물류 사슬에서 창고가 대체할 수 없는 완충 공간(buffer)입니다. 컨테이너는 창고 안에 들어가지 않고, 트럭은 층고 10미터 랙 사이에 주차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제도적 프레임워크의 관점에서 분석하면, 이 자산군의 진짜 매력은 임대료가 아니라 공급이 구조적으로 늘어날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야드는 도시가 팽창하면서 가장 먼저 재개발의 표적이 되는 저밀도 토지이고, 새로 만들려 해도 용도지역·환경·민원의 벽에 막힙니다. 즉 수요는 도시화와 함께 늘고 공급은 도시화와 함께 줄어드는, 방향이 반대인 두 곡선이 만나는 자리입니다. 미국 시장이 이 비대칭을 먼저 읽었습니다. Newmark의 2025년 9월 분석에 따르면 IOS 임대료는 2020년 이후 123% 올라 전국 벌크 창고 임대료 상승률의 두 배를 넘었습니다(L2). 같은 기간 대형 물류창고가 과잉공급 논란에 시달린 것과 정확히 대비됩니다.
글로벌 사례 — 기관 자본은 이미 야드로 이동했다
숫자는 이 이동을 명확히 보여 줍니다. 업계 집계에 따르면 미국 IOS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2,000억 달러에서 2026년 약 2,180억 달러로 9% 가까이 성장했고, 대상 자산은 7만 5,000개 필지를 넘습니다. 연간 거래 규모는 140~16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5~20% 증가했으며, 전체 인수 가운데 기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4년 전 25~30%에서 35~45%까지 올라왔습니다(L2). 자산군이 '동네 사장님의 야적장'에서 '연기금과 사모펀드의 포트폴리오'로 옮겨 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가격도 그 이동을 따라 움직였습니다. 2026년 프라임 IOS의 캡레이트(자본환원율 — 순영업소득을 매매가로 나눈 수익률 지표)는 6.0~6.5%, 표준급은 6.5~7.0% 수준에서 형성되고, A급 물류창고 대비 프리미엄은 75~150bp로 좁혀졌습니다. 2023년의 150~200bp에서 절반 가까이 축소된 것입니다(L2). 기관 자본이 들어오면 위험 프리미엄이 압축된다는 자본시장의 교과서적 경로가 그대로 재현됐습니다.
자금 조달 구조가 말해 주는 것
더 주목할 것은 개별 딜의 성격입니다. Zenith IOS는 J.P. 모건 자산운용이 자문·공동투자하는 두 번째 프로그래매틱 조인트벤처를 위해 2억 1,500만 달러 규모 선순위 담보 크레딧 퍼실리티를 조성했고, 총액 5억 달러까지 확대 가능한 아코디언 조항을 붙였습니다. 대상은 34개 IOS 자산, 약 140에이커의 가용 야드입니다(L2). Alterra IOS는 2026년 6월 블랙스톤 부동산 채권 전략 부문으로부터 2억 4,400만 달러 대출을 확보했으며, 담보에는 27개 시장에 흩어진 37개 IOS 자산이 포함됐습니다(L2). 일회성 매입이 아니라 플랫폼과 크레딧 라인을 갖춘 반복 매입 구조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자산군이 제도권에 편입되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는 전용 금융 상품이 붙는 순간입니다.
물론 반증도 함께 보아야 합니다. 미국 산업용 시장 전체는 아직 완전한 회복기가 아닙니다. CBRE 집계 기준 2026년 2분기 산업·물류 공실률은 6.5%로 2022년 2분기 이후 처음 전 분기 대비 20bp 하락했고, 투자 규모는 연간 15% 증가한 1,346억 달러가 전망됩니다(L2). 대형 박스형 자산의 공실이 지표를 끌어올리는 반면 소형·저층 자산이 훨씬 타이트하다는 시장 양극화가 IOS 강세의 배경이라는 해석이 유력합니다. 다시 말해 IOS의 성과는 산업용 부동산 전반의 호황이 아니라 공급 제약이라는 특수 조건에서 나온 것이며, 이 조건이 흔들리면 프리미엄도 흔들립니다.
국내 적용 — 한국의 야드는 이미 부족하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가. 우리 시장에는 IOS라는 이름의 자산군이 아직 없습니다. 그러나 그 수요는 이미 정책 문서 안에 있습니다. 2026년 6월 국토교통부는 한국도로공사 및 부산시·대전시·경기 양주시·경북 김천시·경남 창녕군 등 5개 지방정부와 '민·관·공 협업형 화물차 공영차고지 조성 시범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고속도로 나들목·분기점·톨게이트 주변과 부체도로의 유휴부지를 활용해 473면의 화물차 주차공간을 확충하는 사업입니다(L1~L2). 주목할 대목은 사업 기간입니다. 기존 공영차고지는 부지 확보와 주민 민원, 인허가 절차 탓에 완료까지 통상 3~4년이 걸렸지만, 이미 공공이 보유한 유휴부지를 쓰면 별도 매입 없이 도로점용허가 등 행정 절차만으로 1년 이내 단축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 한 줄에 한국형 IOS의 문법이 압축돼 있습니다. 야드 자산의 병목은 자본이 아니라 부지의 적법성과 시간입니다. 화물차 차고지가 대표적 기피시설로 인식되는 한, 신규 부지를 시장에서 사서 만드는 경로는 사실상 닫혀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이미 적법하게 야드로 쓰이고 있는 토지의 희소가치는 시간이 갈수록 커집니다. 미국이 '조닝이 새 야드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문장으로 설명하는 그 구조가, 한국에서는 '민원과 인허가가 새 야드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문장으로 번역됩니다.
물류 쪽의 신호도 같은 방향입니다. 업계 집계에 따르면 2026년 수도권 물류센터 신규 공급은 7건 45만 3,000㎡ 수준으로, 전년 약 105만 5,000㎡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고 연면적 5만 평 이상 프라임급 공급은 사실상 없습니다. 경기도의 인허가 규제 강화까지 겹치며 2027년을 기점으로 임대료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L2). 창고 공간이 조여들면 그 앞단의 야드 — 대기·환적·적치 공간 — 에 대한 수요는 더 커집니다. 항만 쪽에서는 부산항 항만배후단지의 저렴한 임대료를 활용해 창고 부지와 야드 면적을 재임대하는 사례가 지적될 만큼, 야드 면적 자체가 이미 초과수요 상태임을 시사합니다(L2). 다수의 투자자들이 간과하는 포인트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물류 부동산을 볼 때 모두가 지붕 아래 면적만 세고, 지붕 밖 면적은 세지 않았습니다.
K-IOS Index — 야드 자산 판정 5단계
실무적으로 검증된 접근법은, 야드를 '땅값'이 아니라 '운영 가능성'으로 읽는 것입니다. 아래 다섯 단계를 모두 통과하는 부지만이 한국형 IOS 후보가 됩니다. 하나라도 막히면 그 부지는 야드가 아니라 그냥 빈 땅입니다.
| 단계 | 판정 게이트 | 핵심 판정 질문 | 참조 데이터·공공 API |
|---|---|---|---|
| 1단계 | 입지 게이트 | 고속도로 IC·항만·산업단지·간선 도로에서 트럭 동선으로 접근 가능한가 | 브이월드 공간정보, 도로명주소 API, 국가교통DB |
| 2단계 | 적법성 게이트 | 용도지역·지목·건폐율 규정상 옥외 저장과 차량 주기가 적법하게 허용되는가 | 토지이음 용도지역 API, 국토정보플랫폼 지목, 지자체 조례 |
| 3단계 | 야드 스펙 게이트 | 포장 강도·배수·회전 반경·전력·조명·보안 등 운영 사양을 갖췄거나 갖출 수 있는가 | 건축HUB 건축물대장, 위성·항공 영상, 현장 실사 |
| 4단계 | 수요밀도 게이트 | 반경 내 화물차 등록대수·컨테이너 물동량·건설장비 수요가 임대 단가를 지지하는가 | 자동차등록현황 통계, PORT-MIS 물동량, 화물차 공영차고지 데이터셋 |
| 5단계 | 계약·제도 게이트 | 도로점용허가·임대차 기간·갱신 조건이 자산의 회수 기간을 견디는가 | 도로법·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지자체 협약, 국유재산 대부 규정 |
공공 오픈 API로 야드를 스코어링한다
이 다섯 단계는 하나의 프롭테크 상품으로 수렴합니다. 공공데이터포털의 화물차 공영차고지 데이터셋에 토지이음·브이월드의 용도지역·지목 레이어, 자동차등록현황의 화물차 밀도, PORT-MIS의 컨테이너 물동량을 조인하면, 특정 필지가 야드로서 얼마의 점수를 받는지 산출하는 K-IOS Yard Scoring Engine이 됩니다. 타깃은 셋입니다. 도심 외곽에 놀리는 나대지를 가진 지주, 야드 부족으로 운영비가 새는 물류·건설 기업, 그리고 불법 밤샘주차 민원을 줄여야 하는 지자체입니다. 기존 토지 중개와의 차별점은 명확합니다 — '얼마에 팔 수 있는 땅인가'가 아니라 '무엇으로 운영될 수 있는 땅인가'를 먼저 계산한다는 것입니다(투자권유 아님).
용유미 CSO 인사이트 — 지붕 밖의 부동산을 읽는 다섯 가지 시선
① 부동산의 단위를 '연면적'에서 '가용 야드 면적'으로 바꾸라: 미국 기관들이 IOS를 거래할 때 세는 단위는 건축 연면적이 아니라 usable acre다. 단위를 바꾸는 순간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자산이 보인다.
② 희소성의 출처는 수요가 아니라 공급 제약이다: 임대료 123% 상승의 원인은 물류 호황이 아니라, 도시가 야드를 새로 만들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한국에서는 민원과 인허가가 그 역할을 한다.
③ 창고가 조여들면 야드가 비싸진다: 수도권 프라임급 물류센터 공급이 사실상 끊긴 2026년은, 지붕 밖 대기·환적 공간의 가치가 재평가되는 원년이 될 수 있다.
④ 공공 유휴부지가 첫 번째 파이프라인이다: 고속도로 나들목 주변 자투리땅을 1년 안에 차고지로 바꾸는 모델은, 민간 유휴지에도 그대로 적용 가능한 절차 설계다. 부지를 사는 대신 허가를 사는 접근이다.
⑤ 다만 야드는 만능이 아니다: IOS 프리미엄은 공급 제약이라는 특수 조건의 산물이며, 조닝 완화·물류 수요 둔화·기관 자본의 과열 매입이 겹치면 캡레이트 압축이 되돌려질 수 있다(L2~L3). 미국의 75~150bp 프리미엄 축소는 이미 그 신호일 수 있습니다. 한국은 IOS 전용 임대차·금융 상품이 없어 회수 구조가 불확실하다는 점도 냉정하게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핵심은 하나입니다. 이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주시해야 합니다 — 부동산의 값은 지붕이 아니라 쓰임이 정하며, 지붕 없이도 쓰일 수 있는 땅을 먼저 알아본 눈이 다음 자산군의 문을 엽니다. ※ 본 칼럼은 시장·정책·제도 관점의 독자 분석이며 투자권유·수익보장이 아닙니다. 옥외 저장·차량 주기의 적법성은 용도지역·지목·건폐율 및 지자체 조례에 따라 사안별로 달라지므로, 확정 판단은 반드시 건축사·행정사·변호사 등 전문가 확인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번 시리즈는 하나의 계보로 이어집니다. K-SBR Index가 저이용 유수지의 입체 복합화를, K-RMR Index가 죽은 상가의 용도전환을 읽었다면, 오늘 K-IOS는 건물이 아예 없는 땅의 자산화를 계량합니다. 공간의 흥망성쇠에서 잊힌 자리를 되살리는 일은 언제나 '무엇으로 쓸 것인가'라는 질문이 먼저였습니다. 관련하여 용유미 CSO의 공간·자산 전략 자문에서 더 깊은 논의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및 출처
· Matthews Real Estate Investment Services (2026). 2026 IOS Sector Update: State of the Market and Future Expectations. — 2026년 미국 IOS 자산군 약 2,180억 달러(2025년 약 2,000억 달러 대비 +9%), 7만 5,000개 이상 필지, 연간 거래 140~160억 달러(전년 대비 +15~20%), 기관자본 비중 35~45%, 프라임 캡레이트 6.0~6.5%·표준 6.5~7.0%, A급 산업용 대비 프리미엄 75~150bp(2023년 150~200bp). (L2)
· Newmark (2025). Industrial Outdoor Storage Market Report (2025년 9월). — IOS 임대료 2020년 대비 123% 상승, 전국 벌크 창고 상승률의 2배 이상. 거래 가능 IOS 시장 약 2,000억 달러, 광의 시장 1조 달러 이상 추정. (L2)
· CBRE (2026). Q2 2026 U.S. Industrial & Logistics Figures. — 2026년 2분기 산업·물류 공실률 6.5%(전 분기 대비 -20bp, 2022년 2분기 이후 첫 하락), 2026년 투자 규모 전년 대비 +15%인 1,346억 달러 전망. (L2)
· 국토교통부·한국도로공사·부산시·대전시·경기 양주시·경북 김천시·경남 창녕군 (2026.6). 「민·관·공 협업형 화물차 공영차고지 조성 시범사업 업무협약」 보도자료 및 복수 매체 보도. — 고속도로 유휴부지 활용 473면 확충, 부지 매입 없이 도로점용허가 등 행정절차로 사업기간 3~4년에서 1년 이내 단축. (L1~L2)
· 이투데이 (2026.5.15). 「올해 수도권 물류센터 공급 반토막…"2027년 기점 임대료 상승압력"」. — 2026년 수도권 신규 공급 7건 45만 3,000㎡(전년 약 105만 5,000㎡), 프라임급 공급 사실상 부재, 경기도 인허가 규제 강화. (L2)
· GARP (2026.5). Industrial Outdoor Storage: Institutions Move In on an Asset Class; Zenith IOS & J.P. Morgan Asset Management 2억 1,500만 달러 선순위 담보 크레딧 퍼실리티(총액 5억 달러 아코디언, 34개 자산·약 140에이커), Alterra IOS 블랙스톤 부동산 채권 전략 2억 4,400만 달러 대출(27개 시장 37개 자산, 2026.6) 관련 업계 보도 종합. (L2)
· 공공데이터포털 「국토교통부_화물차 공영차고지 정보」 데이터셋(data.go.kr). — K-IOS Yard Scoring Engine 설계의 기초 레이어. (L1)
※ 데이터 등급: L1 = 공개 1차 자료(정부·공공데이터), L2 = 업계 통념·복수 언론 및 리서치사 보도 교차, L3 = 추정·확인 필요. 해외 IOS 시장 규모·캡레이트·거래 규모는 조사기관별 정의와 표본이 달라 수치에 편차가 있으며 인용 시점 기준입니다. 국내에는 IOS로 분류되는 공식 통계·자산군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본문의 국내 적용 논의는 유사 기능(화물차 차고지·항만 야드·물류 야적장) 기반의 독자 해석입니다. K-IOS Index는 본지의 독자 분석 프레임으로 특정 기관의 승인·검증과 무관합니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권유·수익보장이 아닙니다. 옥외 저장·차량 주기의 적법성 판단은 반드시 전문가 확인이 전제되어야 합니다.